식물과학자이자 '풀꽃가든'의 가드너 박원순이 이 질문에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시선으로 답한다. 신간 '꽃을 공부합니다: 가드너의 꽃, 문화, 그리고 과학 이야기'는 꽃을 매개로 식물학과 생태학은 물론 인류학과 예술, 역사와 철학까지 두루 넘나드는 인문 교양서다.
저자는 과학자의 눈으로 꽃의 구조와 진화 전략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한 정원을 직접 일구며 얻은 삶의 사유를 담백하게 풀어낸다. 그에게 꽃은 단순한 자연물이나 감상의 대상이 아니다. 꽃은 인간의 감정, 신화, 문화, 그리고 생존과 연결되는 다층적인 존재이며, 변화하는 기후와 생물다양성 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하나의 존재론적 사물이다.
전북 지식·문화의 중심이 될 '대표 도서관' 건립 사업이 본격화 됐다.
전북도는 21일 전주시 덕진구 장동 일원에서 대표도서관 착공식을 갖고 2027년 개관을 목표로 본격 공사에 돌입했다.
대표도서관은 총 사업비 600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1만517㎡)로 조성된다. 약 20만권의 장서를 보관할 수 있는 공동보존서고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맞춤형 자료실, 전시·홍보 공간, 야외정원 등이 들어선다.
부지면적은 축구장 4개 크기에 해당하는 2만9400㎡에 달한다.
전북도는 이곳을 단순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도민 일상에 문화와 예술을 더하고 지식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전북형 도서관 서비스의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표도서관은 '도서관법'에 따라 지역사회의 지식·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문화·정보의 중심으로서 도서관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설계는 세계적 건축가 이은영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한국 전통건축의 현대화'를 주제로 전통한옥의 미와 서양 건축의 실용성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도서관'을 구현했다.
이정석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곳을 찾는 모든 분들이 책 속에서, 사람 속에서 자신만의 빛과 길을 찾게 되길 소망하며 끝까지 정성을 다해 전북의 자랑이 될 공간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은 과학자이자 글 쓰는 가드너로, 한국의 기후와 식물 생태에 맞는 정원 문화를 전파해 온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원예학과와 미국 롱우드 가든, 델라웨어 대학교 롱우드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귀국 후 에버랜드에서 꽃 축제 기획 및 식물 전시 연출 전문가로 일하다가 현재는 한국 수목원 정원 관리원 소속 국립 세종 수목원에서 전시원실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꽃을 공부합니다'는 꽃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왜 꽃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자연과 인간, 과학과 감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삶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인간관계는 어렵다. 직장 동료나 자영업자·고객, 외부 거래처 등 돈이 걸린 인간관계는 더 난해하다. 나우엔서베이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직장 내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것' 1위로 인간관계(27.8%)가 꼽혔다. '처세 비결'을 담은 수많은 책이 매번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도 인간관계에 대한 압박감을 방증한다.
SK그룹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내며 경영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장진원 박사는 저서 '황금벼는 일부러 고개 숙이지 않는다'를 통해 독특한 처세술을 제시한다. 그가 바라보는 처세의 핵심은 겸손이다. 겸손한 사람은 호구 취급받는다는 생각이 늘었지만 여전히 겸손이 갖는 힘은 강력하다. 인간관계는 물론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심리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주장은 이색적이다.
저자는 겸손을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타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계적 겸손'과 지식의 세계에 대한 '지적 겸손', 절대적 존재를 대상으로 하는 '초월적 겸손'이다. 막연히 자신을 낮춰 잡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능력을 정확히 이해하고 타인의 지적에 개방적인 태도를 갖춰야 한다는 대목은 인상적이다. 결국 겸손은 상황에 따라 고개를 들 때와 숙일 때를 구분하는 균형감각을 의미한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겸손한 사람'의 이야기다. 손흥민 선수나 노벨 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 소록도에서 평생 환자를 돌본 간호사의 사례부터 SK그룹과 샘표식품 등 기업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누구나 몰입해 읽을 here 수 있다. 겸손하지 못해 탁월한 추진력을 갖고도 조직을 위기로 몰아넣은 대기업 사장의 이야기는 남다른 교훈을 준다.
아직 사회생활이 익숙지 않은 20~30대 사회초년생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자랑하는 방법을 담은 내용이 흥미롭다. 저자는 자신의 성과를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거나 자신의 성과를 깎아내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자조와 자기 비하를 배제하고 담백한 말로 충분히 자신을 자랑하면서도 겸손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은 MZ세대에게 필요한 지침서다.
다양한 주제로 겸손을 쪼개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설명이 부족해 보이는 대목이 눈에 띈다. 수많은 사례와 인용한 연구, 유명 학자의 이론으로 글을 전개해 나가다 보니 결론을 독자에게 떠안기고 있다는 느낌도 준다.
저자는 SK그룹의 CFO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 교수를 역임한 뒤 글로벌 컨설팅사 EY한영의 시니어 어드바이저로 근무하고 있다. 재무와 경영 전문가로 '리더 정신', '피터 드러커의 마지막 인터뷰' 등 다양한 저서를 번역했다.